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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계속되는데 투자는 잘 이뤄지지 않을까

  • 작성자 사진: Kyoung-Hwan Choi
    Kyoung-Hwan Choi
  • 5일 전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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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숫자는 자란다. 매출은 꾸준히 늘고 고객도 조금씩 쌓인다. 외형만 보면 분명 ‘성장하는 회사’다. 그런데 투자 유치는 번번이 어렵다. 이 지점에서 질문이 생긴다. 왜 성장은 계속되는데 투자는 잘 이뤄지지 않을까?


투자는 성장의 기록을 사는 행위가 아니다. 투자자는 과거의 곡선보다 미래의 궤적을 산다.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존중 받을 만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자자가 보고 싶은 것은 “얼마나 커졌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어떤 속도로, 어떤 구조로 커질 수 있는가”다.


많은 회사가 선형적 성장을 하고 있다. 고객이 늘면 매출이 늘고, 사람이 늘면 다시 비용이 증가한다. 이 구조에서는 성장이 곧 부담이 된다. 숫자는 좋아 보이지만, 스케일이 만들어내는 레버리지는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는 이 지점에서 멈춘다.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었을 때 성장이 가속될지 아니면 단순히 반복될지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성장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성장은 일어나고 있지만 왜 일어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특정 고객군 때문인지, 일시적인 시장 환경 덕분인지, 혹은 창업자의 개인 역량에 기대고 있는지 분간 되지 않는다. 재현 가능한 성장 메커니즘이 보이지 않으면 투자는 보류된다.


리스크의 문제도 있다. 매년 성장하는 회사는 이미 안정된 회사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크게 변하지 않는 회사로 인식되기도 한다. 시장 구조를 뒤흔들 힘이 있는지 혹은 기존 질서 안에서 무난히 살아남는 플레이어인지가 불분명하다면 투자자는 더 큰 베팅을 망설인다.


결국 투자 유치의 어려움은 성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성장의 해석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성장은 사실이고 투자는 이야기다. 숫자만으로는 미래를 설득할 수 없다. 숫자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 그 구조가 확장될 때 벌어질 변화까지 함께 보여줄 때 비로소 투자는 움직인다.


매년 성장하는 회사를 지켜보며 드는 불안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성장은 하고 있는데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그 확신을 사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확신은 성장 그 자체가 아니라 성장의 방향과 구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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