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 Kyoung-Hwan Choi
- 12분 전
- 4분 분량
바이오 해킹 문화에서 출발한 이 흐름은 이제 조기 질병 스크리닝, 줄기세포 보존, 호르몬 치료, 차세대 치료제까지 아우르는 빠르게 성장하는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선도 기업들이 연구 단계에서 검증 단계로 이동하면서 모멘텀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22년에 무려 30억 달러를 유치했던 Altos Labs는 전임상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한편, 5월 Dorian Therapeutics 인수를 통해 세포 노화(senescence) 표적 치료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편, Sam Altman이 투자한 Retro Biosciences는 2025년 초 Open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세포를 복구할 수 있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AI 모델 개발을 시작했다. 이는 노화를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데 있어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소비자 수요도 급등하고 있다. 장수 클리닉 Neko Health는 예방적 스크리닝을 위한 10만 명 이상의 대기자 명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 폐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Midi Health는 5월 장수 케어 프로그램을 출시한 이후 2025년 매출 1억 5,000만 달러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예방·조기 진단 중심의 소비자 플랫폼부터 노화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제 개발까지 장수 중심 헬스케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CB Insights는 ‘장수 기술(Longevity Tech)’ 8개 세그먼트에 걸친 84개 기업을 소개한다. 장수 기술는 생물학적·행동적·생활양식 요인을 겨냥해 인간의 건강 수명을 지원하고 연장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기술로 정의한다.
![[Source: CBINGHTS]](https://static.wixstatic.com/media/6e35d4_5580edcc10ef4f0997389f088ae70148~mv2.png/v1/fill/w_499,h_516,al_c,q_85,enc_avif,quality_auto/6e35d4_5580edcc10ef4f0997389f088ae70148~mv2.png)
핵심 요약 (Key Takeaways)
장수 클리닉은 비용이 낮아지고 데이터셋이 확장되면서 예방의학을 대중화하고 있다. 장수 클리닉은 시장 지도(map)에서 모든 카테고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37% 인력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클리닉은 멤버십 기반 모델로 운영되며, 혈액 바이오 마커 패널, 전신 스캔, 개인 맞춤형 건강 상담을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른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은 진단 비용의 하락, 그리고 같은 개인을 장기간 추적해 연속적 변화를 포착하는 장기 종적 건강 데이터(longitudinal health datasets)의 생성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일반적인 연례 건강검진에서는 놓칠 수 있는 패턴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웨덴의 Neko Health는 전 Spotify CEO Daniel Ek가 공동 창업했으며, 스웨덴과 영국 전 지점에서 10만 명이 넘는 대기자를 보유하고 있다. Neko는 70개의 센서를 활용한 전신 스캔 그리고 당뇨병·심혈관 질환 등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기반 건강 예측 도구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2025년 1월 시리즈 B에서 2억 6,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으며, 기업가치는 18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다른 플랫폼들도 이와 유사한 예방적 스크리닝 모델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Prenuvo는 전신 MRI 스캔, 바이오마커 검사, 뇌 건강 평가, 신체 구성 분석을 3,999달러에 제공하며, 2025년 5월 기준 13만 건 이상의 스캔을 수행했다.
Function Health가 2025년 5월 MRI 플랫폼 Ezra를 인수한 사례는 이러한 예방적 플랫폼들이 서비스 통합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회사가 결합함으로써 실험실 검사와 전신 MRI 스캔을 함께 제공해 더 비용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스크리닝을 구성할 수 있으며 동시에 통합된 장기 종적 데이터셋(longitudinal dataset)을 구축할 수 있다. 이 모델은 환자가 기존 1차 의료 체계에 진입하기 전에 포착하여 관리할 수 있게 하며, 그 결과 진단 물량을 기존 클리닉에서 분산시키는 동시에 예방적 스크리닝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은 세포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 즉 세포 손상이나 단백질 기능 이상처럼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과정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핵심 가설은 노화의 뿌리를 해결하면 한 가지 치료제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도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AI와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노화 경로를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BioAge는 상장(2024년 9월) 이전에 Andreessen Horowitz, Khosla Ventures 등 주요 VC로부터 2억 9,7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가장 많은 투자가 몰리고 있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세포 회복(Cellular rejuvenation)
세포 및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램(Cellular & epigenetic reprogramming)
세포 회복은 손상된 세포 제거,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줄기세포와 같은 재생 인자의 전달 등을 통해 기존 세포를 복구하는 접근이다. 반면 재프로그램은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 방식을 바꿔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두 접근법을 혼합해 사용한다.
2022년 1월 ARCH Venture Partners로부터 30억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Altos Labs는 이러한 교차점의 대표적 사례다. Altos는 부분 재프로그램(partial reprogramming) 기술을 사용해 세포가 완전히 줄기세포로 전환되지 않도록 세포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노화만 되돌리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Retro Biosciences는 OpenAI CEO Sam Altman으로부터 1억 8,0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세포 회복과 재프로그램 양쪽 접근을 모두 아우르는 기업이다. 2025년 8월, OpenAI는 Retro와 함께 개발한 단백질 공학용 AI 모델 ‘GPT-4b micro’를 공개했다. 이 모델을 활용해 Retro는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로 재프로그램 하는 데 핵심적인 단백질을 재설계했으며, 그 결과 재프로그램 효율을 50배 향상시키고 DNA 복구 기능도 개선했다. Retro는 또한 세포가 손상된 단백질을 제거하는 과정인 자가포식(autophagy) 기능을 회복시키는 화합물도 개발 중이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을 되돌릴 가능성이 있는 접근으로 평가되며 첫 임상시험은 2025년 말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Coinbase CEO Brian Armstrong이 설립한 NewLimit은 보다 표적화 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NewLimit은 노화된 세포가 더 젊은 세포처럼 행동하도록 재프로그램 하는 접근을 택한다. 이 회사의 리드 후보물질은 노화된 간세포에 mRNA를 전달해 알코올성 간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NewLimit은 2025년 5월, Kleiner Perkins, Founders Fund, Khosla Ventures 등으로부터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호르몬 헬스 플랫폼은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중년기 건강을 위한 포괄적·예방 중심 케어로 진화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중년기 건강(midlife health)이 더욱 중요한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건강수명(healthspan)을 지탱하는 데 있어 호르몬 건강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 수치는 변동하거나 감소하는데, 이는 신체적·인지적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D2C(Direct-to-Consumer) 기반 전문 원격의료 플랫폼들이 단일 증상이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 맥락에서 호르몬 문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특히 폐경 관리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2025년 5월, 가상 폐경 치료 플랫폼 Midi는 AgeWell이라는 장수(longevity)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호르몬 치료, 혈액검사, 후속 상담을 포함하며 장기적 건강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 Midi는 2025년 10월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Hims & Hers도 페리메노포즈 및 폐경 서비스를 선보이며 더 많은 D2C 플랫폼이 중년기 전환기 케어를 전체 건강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 증상 관리가 아니라 호르몬 건강을 중심으로 보다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료 제공자의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이러한 접근은 남성 건강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영국 기반 Numan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결핍 및 기타 건강 문제를 다루는 플랫폼으로 2025년 7월 6,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Numan은 진단, 임상적 가이드, 행동 건강 코칭을 통합 제공하며 지금까지 65만 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최근에는 여성 건강 분야까지 확장했고 기업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예방적 건강 프로그램(B2B)도 강화하고 있다.
호르몬 치료를 전체적·예방적 케어에 통합하는 것은 건강수명 연장의 핵심축이 되어가고 있다. 이 접근은 나이가 들어도 뼈 건강, 인지 기능, 대사적 회복력을 향상 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과제
장수 기술(longevity tech)이 성숙 단계로 나아가면서 이 분야가 직면한 두 가지 핵심 과제가 뚜렷해지고 있다.
첫째, 규제 경로가 여전히 불확실하다. FDA는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노화 기전을 겨냥한 플랫폼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 임상에서는 특정 질환 적응증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5년 말부터 시작되는 임상시험들이 초기 안전성과 효능 신호를 제공하겠지만, 노화 관련 claim을 폭넓게 인정받는 길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규제기관이 이러한 치료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업계 전반의 상업화 전략을 결정지을 것이다.
둘째, 장수 기술의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초기에는 세포 회복(cellular rejuvenation)과 세놀리틱스(senolytics)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현재는 호르몬 최적화, 예방적 스크리닝 클리닉, 생물학적 나이 측정(biological age testing)까지 포함된다. 여기에 수면, 인지 건강과 같은 인접 분야까지 장수 프레임을 채택하면서 영역 간 경계는 더욱 흐려질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이 직접적으로 노화 생물학을 겨냥하는지 아니면 건강수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더 명확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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