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2부: 작용 메커니즘 및 주요 과제
- Kyoung-Hwan Choi
- 6월 29일
- 4분 분량
ADC 작용 메커니즘
ADC는 정밀 유도 생체 미사일처럼 암세포에 대한 "특정" 표적화 역할과 "효율적인" 살상 효과를 동시에 발휘한다. 이러한 약물은 마치 정밀 유도 "생물학적 미사일"과 같아서 암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하고 치료 지수를 개선하며 비표적 부작용을 줄인다.
1. 주요 핵심 메커니즘 (Main Core Mechanism)
ADC의 주요 핵심 메커니즘은 1) 표적 결합 및 세포 내 침투(Target Binding and Internalization), 2) 페이로드 방출(Payload Release), 3) 세포 독성 작용(Cytotoxic Action)으로 이루어진다.
ADC는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를 이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과발현 된 표적 항원(예: HER2, CD30, Trop-2)을 인식하고 결합한다. 항체와 표적 항원의 결합은 ADC의 선택적 약물 전달을 위한 출발점으로 작용한다. 표적 항원과 결합한 ADC는 세포막을 통해 세포내이입(endocytosis) 과정을 거쳐 세포 내부로 유입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초기 엔도좀(early endosome)은 점차 후기 엔도좀(late endosome)으로 성숙한 뒤 리소좀(lysosome)과 융합된다.
리소좀 내에서는 산성 환경(pH 약 4.5~5.0) 또는 과발현 된 리소좀 효소(예: 카텝신 B)에 의해 링커가 선택적으로 절단된다. 절단 가능한 링커를 사용하는 경우, 이러한 생화학적 환경에 의해 세포독성 페이로드가 자유롭게 방출된다. 절단 불가능 링커(non-cleavable linker)가 적용된 경우에는 항체 단백질이 리소좀 내에서 분해된 후, 약물이 항체 유래 아미노산과 결합된 대사물 형태로 방출된다. 이러한 복합체는 약리 활성을 유지하며 표적 세포 내에서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세포 내로 방출된 페이로드는 DNA 또는 미세소관(microtubule) 과 같은 세포 내 필수 구조물을 표적으로 삼는다. DNA 손상, 미세소관 분해 또는 유사분열 억제를 통해 세포 주기의 정지 또는 세포 사멸(apoptosis)을 유도하게 된다. 이로써 ADC는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면서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2. 주변 효과 (Bystander Effect)
페이로드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투과성(permeable) 또는 막 횡단(transmembrane) 분자일 경우, 표적 항원이 발현되지 않은 주변 암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효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표적 항원 발현이 이질적인 종양에서 ADC의 항종양 활성에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주변 효과를 위해서는 페이로드가 세포막을 통과해야 하므로 절단 가능한 링커에 의해 방출되는 비극성 페이로드가 선호 된다.
3. 추가적인 항암 활성 (Additional Anticancer Activity)
ADC는 세포 독성 페이로드를 통한 작용 외에도 항체 자체의 생물학적 활성을 통해 추가적인 항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면역 이펙터 기능의 활성화와 신호 전달 억제 작용이 포함된다.
첫째, 면역 이펙터 기능의 활성화이다. 일부 ADC의 항체 Fab 영역은 종양 세포 또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의 항원 에피토프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며, 동시에 Fc 영역은 자연살해세포(NK cell), 대식세포(macrophage) 등의 면역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Fc 수용체(FcR)와 상호작용한다. 이 결합을 통해 항체 의존성 세포독성(ADCC), 항체 의존성 세포 탐식(ADCP), 보체 의존성 세포독성(CDC) 등의 면역 매개 살상 반응이 유도된다. 이러한 작용은 ADC의 직접적인 독성 효과를 보완하며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하위 신호 전달의 억제이다. ADC의 항체 구성 요소는 표적 항원의 리간드 결합 또는 수용체 간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종양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DM1에 포함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은 HER2 수용체에 결합하여 HER2와 HER1, HER3, HER4 간의 헤테로이합체 형성을 차단한다. 이로 인해 PI3K, MAPK와 같은 세포 생존 신호 전달 경로가 억제되며, 결과적으로 세포사멸(apoptosis)이 유도된다.

그림 1. ADC의 핵심 메커니즘
(Source: Nature,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의 주요 과제
ADC는 고도로 정밀한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개발과 임상 적용에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생물학적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ADC 개발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한계점을 네 가지 측면에서 정리한다.
1. 복잡한 약물 동태학적 특성 (Complex pharmacokinetic profiles)
ADC가 정맥 투여된 후 체내에는 온전한 형태의 ADC, 항체 단독 그리고 유리된 세포 독성 약물의 세 가지 주요 형태가 존재한다. 이 세 가지 형태의 비율은 표적과의 결합, 제거, 그리고 탈접합(deconjugation)으로 인해 역동적으로 변한다.
접합 된 ADC와 항체 단독의 농도는 ADC의 세포내이입(internalization)과 항체 청소(clearance)로 인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단핵 식세포계(mononuclear phagocyte system)와 신생아 Fc 수용체(FcRn) 매개 재활용이 항체 청소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Fc 수용체(FcRn)에 의한 재활용은 ADC 및 항체 단독체의 혈중 반감기를 연장시키는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한다.
반면, 유리된 페이로드는 간에서 대사되거나 신장 또는 담즙을 통해 배설된다. 그 과정에서 환자의 간·신장 기능, 병용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로 인해 약물 동태학/약물 역학(PK/PD) 모델의 정립이 어렵고, 새로운 ADC 설계의 예측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
2. 피할 수 없는 부작용 (Unavoidable side effect)
ADC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세포 독성 페이로드의 조기 유리로 인한 전신 독성이다. 현재 승인된 대부분의 ADC에서 보고된 주요 이상반응은 호중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빈혈 등 혈액 독성이며 위장관 반응과 간 독성도 자주 동반된다. 이는 주로 빠르게 분열하는 건강한 세포에 대한 비표적 독성에 기인한다.
또한, 항체 구성 요소에 의해 유도되는 면역 반응은 신장이나 폐 등 특정 장기에서 2차적인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항-HER2 계열 ADC에서는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 ILD)이 보고되어 임상적 주의가 필요하다. T-DM1과 DS-8201 임상시험에서는 ILD로 인한 사망 사례가 발생했으며, 이는 건강한 폐 세포가 ADC를 흡수하거나 혈중 유리된 페이로드가 폐에 축적된 결과일 수 있다. 폐는 혈류량이 많고 체류 시간이 길어 독성 축적에 특히 취약한 장기로 간주된다. 따라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분자 설계 및 투약 중 모니터링 전략이 필수적이다.
3. 불충분한 종양 표적화 및 페이로드 방출 (Insufficient tumor targeting and payload release)
ADC는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종양 조직으로의 침투가 제한적이다. 실제로 체내 투여 된 ADC 중 극히 일부만이 종양 세포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약물 설계 시 높은 세포 독성을 가진 페이로드가 요구되는 근거가 된다.
ADC의 약물 방출은 일반적으로 항원 결합에 따른 세포내이입 경로(endocytosis)에 의존하지만, 일부는 비특이적 음세포작용(pinocytosis)을 통해 세포 내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후 형성된 엔도솜 또는 리소좀의 환경(pH 변화, 특정 효소 발현 등)에 따라 링커가 절단되며, 페이로드가 세포 내로 방출된다. 절단 가능한 링커는 산성 환경이나 특정 단백질 분해 효소(예: 카텝신 B)에 반응해 약물을 유리 시키며, 링커의 특성은 페이로드 방출 위치와 시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부 ADC는 표적 항원을 발현하지 않는 인접 암세포까지 공격하는 주변 효과(bystander effect)를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종양 내 항원 발현이 이질적인 경우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주변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방출된 페이로드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절단 가능한 링커를 통한 비극성 페이로드 사용이 선호 된다. 반면, 극성 페이로드는 세포 내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주변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4. 약물 내성 (Drug resistance)
ADC에 대한 내성은 항암제 저항성 문제 중에서도 가장 복합적인 영역으로 간주된다. 대표적인 내성 기전은 항원 발현감소, 세포 내 운반 경로 변화, 페이로드 배출과 같다.
항원 발현 감소는 장기간의 약물 노출은 암세포에서 표적 항원의 발현을 감소시킨다. 이는 항체-표적 결합률을 저하시킨다. 세포 내 운반 경로의 변화는 리소좀 산성화 지연 등으로 인해 약물 분해와 페이로드 방출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 페이로드 배출은 암세포는 ATP-결합 카세트(ABC) 수송체를 통해 페이로드를 세포 외부로 배출함으로써 세포 사멸을 회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ER2 표적 ADC에 장기간 노출된 유방암 세포주는 HER2 수용체의 발현을 줄이고 리소좀 기능을 억제하여 ADC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MMAE, MMAF, 칼리케아마이신 등 여러 페이로드는 ABC 수송체에 의해 외부로 배출될 수 있어 약물 내성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처럼 ADC는 높은 정밀성과 선택성을 지닌 약물이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약물 동태의 복잡성, 예기치 못한 부작용, 효율적 전달의 어려움, 그리고 다양한 내성 기전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도전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구조 개선, 새로운 타깃 설정, 페이로드 및 링커 설계의 최적화가 요구된다. 앞으로의 ADC 개발은 단순한 전달체 개념을 넘어 종양 생물학과 약물 역학적 통찰을 결합한 정밀 치료 전략으로 진화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