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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1. 벤처 마인드셋

  • 작성자 사진: Kyoung-Hwan Choi
    Kyoung-Hwan Choi
  • 12분 전
  • 1분 분량

벤처 마인드셋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벤처 투자를 하면서도 과연 벤처 정신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사고방식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묻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파괴적 혁신가의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그저 그런 투자자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벤처를 가장 가까이에서 다루는 직업처럼 보이지만, 정작 사고방식은 가장 비벤처적으로 굳어 있는 경우가 많다. 투자 판단의 언어는 혁신과 도전을 말하지만, 실제 검토 과정은 과거의 성공 사례와 익숙한 프레임에 강하게 의존한다. 벤처를 평가하면서도 스스로는 점점 더 비벤처적으로 사고하게 되는 역설이 생긴다.


많은 VC는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명분 아래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한다. 시장 규모는 이미 검증되었는지, 유사한 해외 사례는 존재하는지, 단기간에 매출 가시성이 보이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본질적으로 ‘이미 설명 가능한 미래’만을 허용한다. 벤처가 가진 가치는 아직 설명되지 않는 영역,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은 가능성에서 나오는데 검토의 기준은 늘 과거에 고정돼 있다.


벤처스럽지 않은 또 하나의 지점은 사람을 보는 방식이다. 창업자를 리스크 요인으로 분해해 평가하면서, 동시에 비범한 실행력과 집요함을 기대한다. 하지만 비선형적인 성장을 만들어내는 창업자의 특성은 종종 기존 조직에서의 커리어, 정제된 언어, 안정적인 태도와 충돌한다. 벤처를 만든 사람의 불균형과 거칠음을 이해하기보다 그것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질문이 설계된다.


포트폴리오 전략에서도 비슷한 긴장이 나타난다. 분산과 안정성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튀지 않는 성공을 선호한다. 실패는 학습의 비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구조적으로 배제한다. 그 결과 펀드는 벤처를 담고 있지만 사고방식은 점점 사모펀드에 가까워진다.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진정으로 벤처스럽게 사고한다는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아직 질문조차 정리되지 않은 영역을 견디는 일이다. 확률이 아니라 방향을 보고, 완성도가 아니라 변화의 속도를 읽는 일이다. 벤처에 투자한다는 것은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는 일이 아니라 더 오래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결국 벤처 마인드셋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 투자자 자신에게 먼저 요구되는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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