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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모달리티(Modality), 치료 접근법의 진화 1부: 모달리티의 이해

  • 작성자 사진: Kyoung-Hwan Choi
    Kyoung-Hwan Choi
  • 6월 26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28일


신약 개발에서 ‘모달리티(modality)’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형태와 작용 방식을 뜻한다. 예전에는 저분자 화합물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생명과학과 바이오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모달리티가 등장했다. 질병 특성에 따라 최적의 치료 전략이 선택된다.




전략적 모달리티 설계의 중요성


현대의 신약 개발은 단일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질병에 도전한다. 모달리티는 단순히 치료제의 형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과 기술을 연결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같은 질병이라도 개발 기업마다 전혀 다른 모달리티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각 기업의 기술력, 파이프 라인 구성, 규제 경험, 그리고 파트너십 구조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일 모달리티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이브리드 모달리티도 주목 받는다.예를 들어, 항체에 세포 독성 약물을 결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RNA 전달체와 유전자 편집 기술을 결합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 mRNA 백신을 활용한 암 면역 치료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융합 전략은 기술 간의 경계를 허물고 치료의 가능성을 한층 넓힌다.



모달리티 선택의 기준


신약 개발에서 ‘무엇을 표적으로 삼을 것인가’만큼 중요한 질문이 있다. 바로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 것인가’다. 이는 곧 어떤 모달리티를 선택할 지의 문제다.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병의 특성, 환자의 상태, 그리고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모두 살펴야 한다. 단일한 기준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어우러져 최적의 치료법이 결정된다.



1. 질병과 표적의 특성


모달리티 선택은 먼저 질병의 생물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표적 단백질이 세포 외부에 있는지, 내부에 있는지 혹은 핵 속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접근 가능한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세포막 표면의 수용체는 항체 치료제로 쉽게 겨냥할 수 있다. 반면 세포 내부에 위치한 전사인자나 효소는 저분자화합물이나 RNA 기반 치료제가 더 적합하다.


최근에는 기존 약물로는 공략이 어려웠던 ‘비약물성 표적(non-druggable target)’을 겨냥해 단백질 분해 기술(TPD)이나 유전자 편집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TPD는 세포의 자연적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질병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며 신약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받는다. 유전자 편집 기술 역시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하거나 제거해 치료의 가능성을 넓힌다.


또한 질병의 급성 여부, 진행 속도, 발병 원인에 따라서도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감염병처럼 빠른 반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경구 복용이 가능한 저분자 화합물이 적합하다. 반면 유전적 결함이 원인인 희귀질환에는 유전자 치료나 효소 대체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2. 전달 가능성과 생체 내 안정성


신약이 설계되었더라도 표적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치료제의 전달 방식과 체내 안정성은 실용화의 핵심 요소다. 저분자 화합물은 경구 복용이 쉽고 조직 침투력도 뛰어나다. RNA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는 체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거나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질 나노 입자(LNP), 나노 캐리어, 세포 투과 펩타이드 등 다양한 전달 플랫폼 기술이 개발된다. LNP는 RNA와 같은 불안정한 약물을 보호하고, 표적 세포 안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활용된다. 세포 투과 펩타이드는 약물이나 유전물질을 세포 안으로 직접 운반할 수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어려웠던 표적에도 접근이 가능하다.


치료제의 반감기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약물이 체내에서 빨리 사라지면 반복 투여가 필요해 환자의 순응도와 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약물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기술, 예를 들어 Fc-fusion이나 PEGylation 같은 약물 설계가 적용된다.  PEGylation은 약물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해 체내 순환 시간을 연장하고 분해나 면역 반응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3. 기술적 구현과 생산 가능성


모달리티를 선택할 때는 기술적으로 실제 구현이 가능한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매력적인 기술이라도 생산이 어렵거나 제조 공정이 복잡하다면 상용화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저분자 화합물은 이미 산업적으로 표준화 된 생산 기술이 잘 갖춰져 있다.반면 유전자 치료제나 세포 치료제는 여전히 고비용과 고난도의 제조 공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이나 장기 보관 조건 역시 제품 설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치료제가 환자에게 안전하게 전달되고 오랜 기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신약 개발의 또 다른 도전 과제다.



4. 안전성과 면역 반응

치료제의 안전성은 언제나 최우선이다. 특히 항체나 바이러스 벡터처럼 면역계와 직접 상호작용 하는 치료제는 예기치 않은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항체 치료제의 경우 급성 아나필락시스, 혈청병, 항체 생성 등 다양한 면역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반복 투여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바이러스 벡터 기반 유전자 치료제 역시 강한 면역 반응이나 항체 생성, 심각한 독성 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RNA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는 오프 타겟 효과(off-target effect), 즉 표적이 아닌 유전자나 단백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그리고 면역 자극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오프 타겟 효과는 치료 효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설계 단계부터 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유전자 편집이나 염기편집과 같은 최신 기술은 더욱 엄격한 안전성 검증이 요구된다. CRISPR/Cas9 등 유전체 교정 기술은 표적 이외의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키거나 예상치 못한 유전체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오프 타겟 변이는 종양 발생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임상 적용 전 정밀한 위험 평가와 검증이 필수적이다.



5. 환자 중심의 치료 설계


신약은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따라서 투여 방식의 수용성, 복약 편의성, 치료의 지속성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대부분의 환자는 주사보다는 경구 약제를 선호한다. 자가 투여가 가능할수록 치료를 꾸준히 이어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아, 고령, 임산부 등 특정 환자군을 고려할 때는 약물 용량 조절이나 투여 경로 변경 등 유연한 설계가 필요하다.


환자의 신체 상태와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환자의 유전적 배경, 병력, 생활 습관 등과 연계된 정밀 의학적 요소도 모달리티 결정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RNA 기반 치료제의 경우 환자 선별과 진단 기술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이처럼 환자 중심의 접근은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6. 규제 환경과 임상 전략


어떤 모달리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임상 시험의 설계와 규제 승인 전략은 크게 달라진다. 저분자 화합물이나 항체처럼 이미 규제 기관의 검토 경험이 많은 모달리티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른다. 반면 유전자 치료제나 세포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은 추가적인 자료 제출이나 장기 추적 관찰 등 더 엄격한 규제 요구가 뒤따른다.



모달리티와 임상 전략

임상 시험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표적의 작용 기전이 명확해야 하며, 바이오 마커를 활용해 치료 효과를 정량화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바이오 마커를 이용해 환자를 선별하면 임상 2상에서 3상 진입 성공률이 46%로, 바이오 마커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임상 개발 과정에서 바이오 마커와 같은 정량적 지표의 활용이 신약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전략임을 보여준다.


모달리티에 따라 임상 시험의 설계, 규제 대응,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달라지므로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합한 모달리티와 임상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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